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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농민 주일입니다. 7월의 뜨거운 하늘과 데워진 바다로 인해 촉발된 급격한 기후변화와 기후위기는 참으로 사람과 온 생물을 위태롭게 합니다. 특히 생명을 지키는 농민, 농부들은 더욱 힘겹습니다.

 

“나는 참 포도나무요 나의 아버지는 농부이시다.” (요한 15,1) 예수님은 하느님 아버지를농부(게오로고스 땅 + 일하는 이)’로 알려주십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은 농부이신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자신을 선포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어릴 적에는 양부이신 요셉 성인의 직업에 따라 목수의 일을 도왔고, 공생활 중에는 양  떼를 돌보는 목자이시면서 농부라는 신원을 밝힌 것입니다. 즉 하느님의 나라는 마치 농사일과 같이 씨를 뿌리는 것과 같기에, 그 일을 제대로 하고 돌보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농부의 삶에 헌신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땅은 생물을 제 종류대로, 곧 집짐승과 기어다니는 것과 들짐승을 제 종류대로 내어라.”, “이제 내가 온 땅 위에서 씨를 맺는 모든 풀과 씨 있는 모든 과일나무를 너희에게 준다. 이것이 너희의 양식이 될 것이다. 땅의 모든 짐승과  하늘의  모든  새와  땅을  기어다니는  모든  생물에게는  온갖  푸른  풀을  양식으로  준다.”라고  하시자,  그대로 되었습니다. 하느님께서 보시니 손수 만드신 모든 것이 참 좋았습니다.(창세 1,22-31 참조)

 

농부는 땅을 통해 창조주 하느님의 뜻을 성실하게 실천하는 이들입니다. 계절에 따라 땅을 기름지게 하며, 씨앗을 뿌리고 농부이신 하느님 아버지 뜻에 순응하며 온갖 양식을 돌봅니다. 그러면 농부들이 지닌 능력 무엇일까요?

 

첫 번째는 씨 뿌리는 능력입니다. 농부는 씨를 뿌리는 이들입니다. 농부이신 하느님 아버지처럼 첫 하늘이 열리고 시작된 이래로 지금까지 씨는 땅에 뿌려져 자랍니다. 하느님 아버지와 협력하고 의지하여 씨를 뿌립니다. 두 번째는 땅을 돌보는

능력입니다. 농부는 온갖 생물을 내는 땅을 돌보는 이들입니다. 땅은 온갖 생물을 내고 열매를 냅니다. 돌봄은 농부의 마음 전부입니다. 돌봄을 통해 농부는 땅과 친교를 이루고, 그 만남의 결실을 우리에게 생명으로 줍니다. 세 번째는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능력입니다. 창세기는 우리에게 하느님 뜻의 시작이 단적으로 창조 질서임을 보여줍니다. 세상에 많은 이들 중에서 유일하게 땅에 관한 창조 질서를 보전하는 소중한 일을 하느님께서는 농부에게 맡기셨습니다.

 

‘친교의 해를 맞아, 피조물과 함께를 살고 있는 우리도 농부들이 지닌 그 능력을 회복했으면 합니다. 하느님 우리 아버지께서 농부이시기에 우리도 농부의 자녀들입니다. 그러므로 하느님 아버지처럼 우리도 농부의 소명과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요?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

 

 

 

생태환경 및 농어민사목부장 | 임성호 베네딕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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