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제1독서는 엘리야의 뒤를 이은 엘리사 예언자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엘리사가 하느님의 거룩한 사람임을 알아본 한 여인의 가정이 엘리사를 자신의 집 안으로 모십니다. 오직 엘리사가 ‘하느님의 거룩한 사람’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제2독서의 바오로 사도 역시 예수님은 하느님을 위해 살고 있으니 우리도 예수님 안에서 하느님을 위해 살고 있음을 기억하라고 알려줍니다. 그를 받아들이는 이유도, 내가 살고 있는 이유도 ‘하느님을 위해서’, ‘하느님에 의해서’라는 하느님 중심 사고(思考). 그 신앙의 기억이 남아 오늘 우리 믿는 자들의 삶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유명한 MC 김성주 씨가 작년 말 시상식에서 자신의 이름을 ‘거룩할 성(聖)’, ‘기둥 주(柱)’라고 밝히며 소감을 시작했습니다. 부모님이 성주(聖柱)는 ‘십자가’를 의미한다며 지어주신 이름이라고 합니다. 오랜 무명의 시간, 살면서 찾아오는 수많은 시련과 답답한 상황에서 어쩌면 그 부모가 물려준 신앙이 십자가처럼 무겁게 느껴지지는 않았을까요? 하지만 현재 방송인으로 성공하며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된 지금, 자신의 십자가를 짊어지고 살아가는 사람이 얻게 될 약속의 부활을 이 세상에서 체험하며 살고 있으리라는 기쁜 마음도 함께 느낄 수 있습니다. 십자가라는 이름을 물려준 부모가 기대했던 믿음에 주님께서 응답해 주신 것이라 믿고 싶습니다.
우리의 생각, 판단은 모두 하느님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지난 4천 년 동안 우리 신앙인이 받은 교육의 핵심입니다. 이번 한 주간도 내 주위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일들 안에서 하느님께서 어떻게 활동하고 계시는지 기대하며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평화를 빕니다.
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 | 황영삼 마태오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