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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 그리기 지겹다. 통일해라.”

 

한 초등학생이 그린 통일 포스터의 문구입니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이 어린이의 말에 공감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6·25 한국전쟁이 일어난 지 73년이 되는 날입니다. 오는 7 26일은 정전협정을 맺은 지 70년이 되는 날입니다. 아직도 전쟁이 끝나지 않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오늘도 우리는 기도합니다. 혹시 포스터 그리기 지겨워하는 어린이처럼기도하기 지겹다. 통일해라.” 하면서 기도를 포기하고 싶은 유혹을 받은 적은 없으신가요?

 

정전협정 체결 당시에는 이 협정을 일시적으로 유지하면서 평화협정으로 나아가는 것이 목표였다고 합니다. ‘서로 최후적인 평화적 해결이 달성될 때까지정전체제를 유지한다는 것이었는데, 아직도 그최후적인 평화적 해결이 달성되지 못했나 봅니다.

 

평화적 해결에 이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50여 차례 북한을 방문하고 1994년 북핵 위기 때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북한 방문을 중재하기도 했던 북한 전문가 박한식 조오지대학교 명예교수는평화가 통일을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고, 통일이 평화를 이루는 길이라고 하면서, 기존의 무력통일론과 흡수통일론의 결함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변증법적 통일론을 제안합니다. 그는 남북한이 서로의이질성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이를 평화적으로 조화시키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더 높은 차원의동질성에 이르게 될 때 비로소 통일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오랜 세월 남북 분단에서 비롯된 이질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남북한의 대화와 교류, 협력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은 것 같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남북한이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어머니가 같다는 뜻이라면서 희망을 가지고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도하라고 하셨습니다. 우리 민족에게는 일제 식민 지배, 남북 분단 그리고 동족상잔의 한국전쟁과 같은 너무나 큰 상처가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따라서 먼저 우리 민족의 이 상처를 치유해야만 평화 통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이러한 민족의 아픈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예수님께서는 이 문제의 해결은 오직 용서에 있다고 하십니다. 용서야말로 ‘화해로 이르게 하는 문이라고 합니다. 예수님의 말씀대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희망을 가지고 용서와 화해를 위해 기도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언젠가 우리 아이들이 통일된 한반도를 기쁘게 그리는 그날이 오기를 오늘도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 (마태 18,22)

 

 

 

 

교구 민족화해위원장, 계산성당 주임 | 이기수 비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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