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자매 여러분,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며 빛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소금은 짠맛의 결정체로 생존과 부패 방지를 위한 필수적인 요소이며, 빛은 세상의 어둠을 밝히는 필수적인 도구입니다. 이처럼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세상의 필수적인 요소와 도구인 ‘소금과 빛’으로서의 쓸모 있는 역할을 강조하십니다.
오늘 첫 번째 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는 우리에게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서의 쓸모 있는 역할을 실천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네 양식을 굶주린 이와 함께 나누고, 가련하게 떠도는 이들을 맞아들이며, 헐벗은 사람을 덮어 주고 … 고생하는 이의 넋을 흡족하게 해 준다면 네 빛이 어둠 속에서 솟아오르고 암흑이 너에게 대낮처럼 되리라.”(이사 58,7-10) 이사야 예언서의 이 말씀은 ‘최후의 심판’에 대한 예수님의 말씀을 떠올리게 합니다.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었고, 내가 목말랐을 때에 마실 것을 주었으며, 내가 나그네였을 때에 따뜻이 맞아들였다. 또 내가 헐벗을 때에 입을 것을 주었고, 내가 병들었을 때에 돌보아 주었으며, 내가 감옥에 있을 때에 찾아주었다. …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31-46 참조)
오늘 두 번째 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복음 선포는 지혜롭고 설득력 있는 언변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성령의 힘을 드러내는 것으로 이루어졌음”(1코린 2,4)을 강조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복음 선포를 통해 쓸모 있는 세상의 소금과 빛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 믿음의 바탕을 인간의 지혜가 아니라 하느님의 힘에 두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가장 작은 이’로 우리와 함께 계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돌보듯, 함께 하는 이들을 돌보아, “너희의 빛이 사람들 앞을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마태 5,16)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우리의 삶 안에서 온전히 이루어지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예수 그리스도 곧 십자가에 못 박히신 분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기로”(1코린 2,2)한 바오로 사도의 결심을 기억하며, 이번 한 주간도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서 쓸모 있는 우리의 역할에 더욱 충실하도록 합시다.
“그때 네가 부르면 주님께서 대답해 주시고 네가 부르짖으면 ‘나 여기 있다’하고 말씀해 주시리라.”(이사 58,9) 아멘.
대구가톨릭대학교의료원 행정차장 | 정황래 시몬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