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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개는 훈련입니다

 

회개의 시기인 사순절이 되었습니다. 회개는 삶의 진행방향을 하느님께 맞추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회개하기 위해 먼저 삶의 방향에 대해 성찰해보아야 합니다. 성찰은 자기반성만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세계를 들여다보는 것을 말합니다. 자신의 내면세계를 들여다본다는 것은 ‘의식’과 ‘무의식’ 모두를 포함하여 살피는 것입니다. ‘의식’은 스스로의 생각과 말, 행동을 조절할 수 있는 영역을 뜻합니다. 그러나 ‘무의식’은 자기통제를 벗어나는 부분이며, 이는 꿈, 재치, 말실수, 무의식적으로 내뱉는 말 등을 통해 엿볼 수 있는 영역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베드로 사도는 변모하신 예수님께서 모세와 엘리야와 이야기를 나누시는 모습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즉 무의식적으로 “스승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합니다. 베드로 사도가 이렇게 말한 이유를 복음은 ‘제자들이 모두 겁에 질려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전해 줍니다. 예수님의 변모와 모세, 엘리야를 보게 된 제자들, 즉 ‘신비’를 체험한 그들은 엄청나게 겁이 났다는 것입니다. 정리를 하면, 베드로 사도는 하느님의 신비를 체험했고 제정신이 아닐 정도로 겁이 나서 자기도 모르는 속마음을 말하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베드로 사도의 말과 행동으로 미루어 볼 때, 우리는 그의 믿음이 단지 의식적인 면에서 표면적으로 고백하는 수준이 아니라 아주 깊은 무의식마저도 예수님을 사랑하고 따르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내면세계를 깊이 있게 탐색하고 통찰하여 이루는 진정한 회개는 이렇게 내면세계의 깊은 무의식조차 하느님을 향해 방향을 맞추는 것입니다. 이것을 우리는 이루어 내야 합니다.


그 방법을 오늘 두 독서는 삶의 과정에서 결정하는 ‘믿음의 선택’ 그리고 그로 인해 더욱 뿌리를 내리게 되는 ‘믿음의 결심과 증언’으로 보여줍니다. 제1독서에서 등장하는 아브라함의 삶을 떠올려봅시다. 그는 한평생 하느님을 믿었고 믿으려고 노력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그 가운데 인간적인 잘못(창세 12,10-20 참조)도 저지릅니다. 미지의 사건에 대한 인간적이며 무의식적인 반작용입니다. 그러한 삶의 과정을 반복하며 결국 소중한 아들마저 하느님께 봉헌해야 하는 ‘믿음의 선택’을 해냅니다. 우리의 삶 또한 각자의 역사 속에서 섭리하시는 하느님의 신비를 체험해 가는 과정입니다. 우리는 이 과정에서 믿음의 선택을 하나씩 해내는 것입니다. 그럴 때 제2독서 바울로 사도의 고백과 같은 ‘믿음의 결심과 증언’이 뿌리를 내릴 수 있습니다. 이것은 갑자기 이루어지는 일이 아닙니다.
‘의식’의 면만이 아니라 ‘무의식’적인 면마저도 통합된 회개는 일상의 순간순간 속에서 훈련을 해야 가능한 일입니다. 오늘도 회개의 기회를 주시는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아멘.

 

소람상담소 소장 김종섭 토마스 신부

2018년 2월 25일 사순 제2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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