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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에 두 사람이 나옵니다. 유산을 제대로 나누어줄 것을 예수님께 요구한 사람, 그리고 창고를 새로 지으려는 부자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이 잘못을 저지른 사람입니까? 유산에 대해 공정한 나눔을 원하는 사람은 정의로운 사람처럼 보입니다. 정의롭다는 것은그의 것을 그에게 주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예수님께 부탁을 드렸을 뿐인데, 잘못한 사람 같지는 않습니다. 또 창고를 새로 지은 부자는 어떻습니까. 그 사람은 합리적인 사람 같습니다. 내가 가진 것을 보다 합리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인데, 어디 하나 잘못된 점을 찾지 못하겠습니다. 이 두 사람은 각각 정의와 합리를 잘 지키는 사람일 뿐입니다. 결코 잘못된 사람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 사람은 세상의 원칙을 잘 지키며 살아가고 있는 사람입니다. 이렇게 정의와 합리를 잘 채워나가는 사람을 우리는열심한 사람이라고 부릅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 중에도 이 원칙을 지키면서 열심히 살아가는 분들이 계실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예수님께서는 이상하게도 엄하십니다. 열심한 사람을 예수님께서는 어리석다고 말씀하십니다. 왜 그렇게 말씀하셨겠습니까? 어쩌면 그 어리석은 사람 중에 바로 여러분도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이 어리석은 자야.’하고 여러분을 꾸짖으십니다. 큰일입니다. 사랑이시고 모든 것을 용서해 주시는 예수님께서 그런 말씀을 하시다니요. 그것도 나를 포함한 나름대로열심한사람에게 그렇게 말입니다.

 

너무 걱정하지는 마십시오. 자세히 들여다보면 바로 그것이 사랑이고, 부르심이니 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재물을 포함한 온갖 세상의 것들에 집착한 우리를 너무도 걱정하시고 계신 것입니다. 영원한 생명을 주지 못하는 그것들에 얽매여 있는 우리를 오늘 복음 말씀으로 불러주시려 하십니다.

 

우리는 욕심을 가지고 우리 스스로를 더 채우려고 합니다. 더 많이, 더 높이, 더 편하게, 더 좋기 위해서 열심에 열 심을 더합니다. 고민에 고민을 더하며 살아갑니다. 문제는 그 욕심 때문에 언젠가부터 많이 지친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오늘 예수님께서는 비록 겉으로 보기엔 너무 단오하고 엄하게 느껴지지만 우리의 고민을 해결해 주십니다. 세상의 고민으로 지친 우리에게 분명히 알려주십니다. 우리가 채우려는 바로 그것이 영원한 생명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진정으로 우리 안에 채워야 할 것, 바로 영원한 생명을 보장받기 위해서 해야 할 것은 다름 아닌 서로를 위해 가진 것을 나누는 것임을, 바로 사랑임을 우리에게 말씀해 주고 계십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고민이 있으십니까? 하루하루 힘겨우십니까? 용기를 내서 조금씩이라도 그것들을 떨쳐 봅시다. 집착을 조금만 버려봅시다. 다 가진다 하더라도 그것이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보장해 주지 않습니다. 내가 지금 채워서 가지게 되는 것보다 내가 가진 것들로 너를 위해, 형제를 위해 나누어 채워주는 것이 바로 영원한 생명을 위한 재산임을 기억하며 이번 한 주간 주님의 말씀으로 살아갑시다.

 

 

 

동인성당 주임 | 최호 요한보스코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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