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 있을 때 사과 세 개를 나눠 먹어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둘이서 지저분한 방 세 곳을 청소해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누군가 내 마음에 들지 않는 말이나 행동을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 마음이나 욕심에 좋은 것만을 선택하려고 합니다. 이런 성향이 세상에 과도하게 펼쳐지는 가운데 또 다른 누군가는 억압받고 소외되고 있습니다. 세상에 먹을 것이 모자라서 기아에 허덕이는 사람들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자기가 가진 것을 나누지 않고, 약한 자를 이용해 자기의 것을 더 챙기려는 마음 때문에 굶는 사람들이 생겨납니다. 세상에 사람들이 악하기만 해서 아파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자기 마음에 드는 것은 선이요,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악으로 여기는 마음 때문에 세상에 상처가 생기고 미움이 생깁니다.
오늘 제2독서에서 우리 모두는 그리스도의 지체라고 합니다. 나는 참으로 그리스도의 지체로서 머리이신 그리스도를 받아들이고 있습니까? 내가 아프면 머리이신 그리스도께서 아프신 것처럼, 내 옆의 사람이 아프면 똑같이 머리이신 그리스도께서 아프십니다. 자기만을 위한 이기심의 사슬에 묶여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면 어찌 그리스도를 머리로 받아들인다 할 수 있을까요? 우리가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의 지체로서 하는 일은 엄청나게 큰일이 아니라 내 삶과 세상의 상황을 바라보며 하느님의 마음으로 행동하는 것입니다. 과연 이대로 살아가야 하는지, 아니면 변화해야 하는지? 선택은 나의 몫입니다.
예수님께서 세상에 오신 목적은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시기 위함이라고 하십니다. 가난한 이들과 나누는 것도, 코로나로 힘겨운 상황에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생각하는 것도, 환경을 생각하며 생활 속의 쓰레기를 줄여보는 것도 모두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지체로서 하느님의 말씀이 우리들 가운데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아닐까요?
우리 모두가 억눌린 이에게 자유를 주고, 묶인 이에게 해방을 주는 그리스도를 머리로 받아들이는 그리스도의 지체가 되어 하느님의 말씀이 우리 일상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대현본당 주임 | 이영재 바오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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