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 기억과 희망
오늘은 교회의 달력으로 새해(나해) 첫날이 시작되는 날입니다. 대림절은 기다리는 때를 의미하는 말로서 교회는 대림 시기 동안 두 가지 차원의 기다림을 준비합니다. 하나는 기억의 차원으로, 과거 2천여 년 전 베들레헴에서 탄생하신 아기 예수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희망의 차원으로, 다시 오시겠다고 약속하신 예수님의 재림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대림절은 예수님의 성탄과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리는 시기입니다.
시간에 있어 “오늘”이라는 개념은 과거의 “기억”과 미래의 “희망”이 공존하는 순간입니다. 마찬가지로 대림절은 예수님과의 첫 만남을 기억하고 예수님과의 재회를 고대하는 기간입니다.
과거 예수님께서 세상에 오셔서 사람들과 함께 계셨을 때, 많은 사람들이 그분을 만났었습니다. 그러나 모두가 그분을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그리스도로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그분을 알아보고 믿음을 고백하는 이들이 있었는가 하면, 그분을 뵙고 더러는 의심하고 심지어 그분을 죽음으로 몰아세운 이들도 있었습니다. 그토록 기다려왔던 메시아, 예수님께서 눈앞에 있었지만 알아보지 못한 것입니다. 도대체 왜 그들은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한 것일까요?
2천여 년 전 예루살렘에 있었던 일은 과거, 지나간 일이기에 지금의 우리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로 여겨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다시 오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다시 오셨을 때, 과연 우리는 그분을 알아보고 그분께 믿음을 고백할 수 있을까요?
예수님은 우리를 위해 당부하십니다. “그 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 그러니 “깨어 있어라.”
우리는 깨어 준비해야 합니다. 과거의 일을 교훈삼아 예수님을 만났을 때, 예수님을 알아뵙고 그분께 믿음을 고백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희망해야 합니다. 시메온이 그랬던 것처럼, 기적을 체험한 이들이 그리하였던 것처럼…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기다렸던 이들이 예수님을 만났었고, 주님의 은총을 얻어 누린 이들이었습니다.
기다림은 희망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희망이 있기에 기다릴 수 있습니다.
기쁨은 희망을 갖고 기다리는 이의 몫입니다.
도동본당 주임 신장호 스테파노 신부
(2017년 12월 3일 대림 제1주일(생명수호주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