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누군가를 손가락질합니다. 남을 단죄하고, 흉보거나 비난할 때의 모습이 그러합니다. 하지만 그 손가락은 하나만 남을 가리키고 있고, 세 개의 손가락은 나를 향해 있습니다. 우리의 삶의 모습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고, 남을 향한 모자란 사랑의 모습이 얼마나 부끄러운가도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우리는 매일의 삶에서 생각과 말과 행동으로 여러 가지 부족한 삶의 모습을 지니고 있고, 하느님 사랑에 가까이 머물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간음하다 붙잡힌 여인을 단죄해야 한다고 소리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라고 하십니다. 그러자 나이 많은 사람부터 하나씩 자리를 떠납니다. 예수님께서 “나도 너를 단죄하지 않는다. 가거라. 그리고 이제부터는 다시는 죄짓지 마라.”라고 하십니다. 나이가 많다고 죄가 많은 것은 결코 아닙니다. 다만, 우리 삶에서 필요한 것은 단죄나 처벌이 아니라 용서와 사랑입니다. 우리는 단죄나 처벌을 내릴 주체가 아닙니다. 우리 또한 용서받고 사랑으로 새로 태어나야 할 사람일 뿐입니다. 예수님께서 그렇게 우리를 용서해 주시고, 사랑으로 초대해 주시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해 주십니다.
남에게 향해 있는 손가락보다 내게로 향해 있는 손가락이 더 많습니다. 입술로만 살지 않고 마음으로 살게 해달라고 기도해야겠습니다. 내가 들고 있는 돌멩이를 내려놓고 사랑으로, 말씀으로 기도의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이 사순 시기에 특별히 우리를 사랑으로 받아주시는 하느님께로 우리의 몸과 마음을 돌려놓아야 할 것입니다.
용서는 하느님께서 베풀어주시는 사랑입니다. 하느님께로 향하는 삶에 은총이 충만할 것입니다.
계산본당 주임 김흥수 실바노 신부
2019년 4월 7일 사순 제5주일